W.MOMO(@MOMO_jabduk)


*드림글입니다.
*이오 X 카이도 (트친의 드림)
*연습글
*단편
*소재: 이른 새벽, 이야기, 농락, 짓궂음, 농담이었어.


 
옅은 회백색의 하늘이다.
 
 

좋은 날씨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못할 정도로 궂은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둘은, 그저 서로 입을 다문채 멍하니 갑판에 앉아있었다. 뱃사람들에게 날씨란 그저 옆에 놓인 주스만큼이나 태도를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리는 것이었으므로 말이다. 저러다가 갑작스럽게 날이 개어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은하수를 보여줄 수도 있었고, 어느 순간에는 냅다 폭풍을 보내 항해사의 심장을 덜컹거리게 만들수도 있었으니까.

 
 

다만 그들이 침묵을 유지하기로 선택한 것은, 실로 간만에 갑판으로 나온 이오 덕분일 것이었다. 이오타, 아마도 하늘, 혹은 바다의 한 폭을 잘라넣은 듯 청명하고 깨끗한 청안이 회백색의 하늘이라도 좋다는 듯 빤히 고정되어 움직일 줄을 몰랐다.

 
 

이 난폭하고 잔혹한 배 위에서 오직 그녀만큼은 지켜보이겠다 호언장담했던대로ㅡ 카이도는 그녀를 완벽하게 지켜냈다. 그녀의 자유를 일부 가져감으로써 말이다. 하여 선실 밖으로 나온는 일은 지금처럼, 궂은 날씨에 취향 독특한 놈이 아닌 이상에야 구경하러 나오지 않을 정도로 날이 어두운 새벽녘이 되었다.

 
 
 

"...혹시 뭐 하나 물어봐도 되냐?"

 
 
 

조심스럽게 그녀의 잔잔해진 마음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내던진 질문에 파란이 이는 것처럼, 푸른 눈동자가 부드럽게 그에게로 미끄러진다. 숨막힐 듯 청명한 푸른빛에 잠시 자신이 사랑한 바다를 떠올린 그가 입술을 굳게 다물 때, 달빛을 닮은 듯한 백발이 느릿하게 뺨을 스치며 바람에 흔들렸다.

 
 
 

나와 함께 나온 것을후회해?

 
 

너는 나를 선택한 것을후회할까?

 
 
 

수많은 의문들이, 대체적으로 자신이 그녀의 잘못된 선택이 될까봐 불안에 떨던 물음이 목구멍 너머에서 어른거린다. 쓴 약을 삼키듯, 미간을 살짝 좁히며 수많은 물음들이 목구멍 너머로, 그보다 더 깊은 곳으로, 심장까지 닿도록 삼켜내자 그제서야 비로소 푸른 눈동자가 의아함을 내비친다.

 
 
 

"뭘?"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바라보는 눈동자에 덜컥 고백해버리고 싶었다. 그리하여 그녀의 인생에 파편이나마 자신이 들어간다면 분명 더 좋을테니까. 하여 그는, 부러 짓궂은 미소를 씩 지어보이며 네 푸딩, 내가 다 먹어버렸다. 라는 아주 하찮은 고백을 대신하여 내놓는 것이다. 그에 자신의 후식을 니가 먹은 거냐며 가벼운 노성이 울리고, 그마저도 얼핏 자신이 그리워하게 될 순간임을 떠올리며, 카이도는 입가에 지독하게 외로운 미소를 짓는 것이다.

 
 
 

"농담이었어."

 
 
 

불같이 화를 내던 그녀의 얼굴이 누그러지도록. 언젠가 그가 별볼일 없는 진실을 톡, 내뱉어놓아도 부디 저 얼굴이 지금처럼 누그러지기를 필사적으로 애원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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