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OMO(@MOMO_jabduk)
*연습글
*초단편
*소재: 히바리
그 순간을 어떻게 회상하면 좋을까.
지는 그 순간을 아마 저승의 문턱에 발끝 들였다가 놓친 순간이라고 평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구만유. 아, 그 존재를 알아차렸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유. 뼈끝부터 시리고 보는 순간부터 도무지 눈을 뗄수가 없을 정도로 막역한 그 존재감을 어떻게 모르겠다고 할수가 있겠어유? 눈앞에 빙하가 떡하니 달려드는 기분이었응께 결코 잊을수가 없지요. 생각해보세유, 저기 저 산만한 빙하가, 고개를 돌리니 냅다 나를 향해 돌진하고 있는 듯한 그 아득함을 말입니더.
다만 너무 늦게 알아차린 거지유. 마음만 먹는다면 기척을 지우는 건 일도 아니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ㅡ역시 가차없다는 생각을 드는 건 어쩔수가 없지유. 그 사람이 품었을 모순과 몇 십년 동안이나 고뇌했을 그 고민들도 죄다 이해가 갑니다만은 역시 가차없다는 생각은 영 사라지지 않더구만유.
...이해는 됩니다. 이해가 되지요. 지금도 역시 이해가 됩니더. 똑같은 고뇌를 품고 있는 게 해군이 아니겠습니까. 지는 더이상 해군이라고 볼수는 없겠지만ㅡ(겸연쩍은 웃음소리) 그래도 그 모순만큼은 역시 깊이 공감이 됩니더. 아, 공격을 당했을 때를 말씀드릐자면 정말이지 역시 찰나였습니더. 얼마나 빠른지 글자 그대로 눈 한번 깜빡하는 순간 저승의 문 앞에 서있었으니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었습니더.
그, 초인들은 동체시력이 굉장히 좋아서 세상을 느리게 볼 수도 있다던데 전 아직 그 정도까지 초인은 되지 못하나 봅니더. 역시, 좀 더 노력하는 게 좋겠습니더. 아팠냐구요? 아니, 그런 거 느낄 사이도 없었습니더. 정말이지 눈한번 깜빡일 찰나였으니 말입니더. 그렇게 생각해보믄...
상냥한 방식의 공격이라고 생각합니더. 고통스럽지도 않고 정말 찰나에 가까워서 오히려 어리둥절한 죽음이니 적들에게는 굉장히 자비로운 죽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더. 그게 그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상냥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더. 언젠가는, 정말 그럴일이 없겠지만서도 언젠가는 그 분이 다시 우리를 위하여준다면, 우리 쪽에 서 입장을 변화해준다면... 정말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더.
...이해가 되니까유....이해가 됩니더.
그 이해가 되도록이면 이쪽을 정답으로 삼을 수 있게, 조금 더 노력해볼 생각입니더.그게 우리가 해군에 들어온 이유이자 정의를 수호하는 방법 아니겠습니까.
지는 그의 이해를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해볼 심산입니더.앗, 수련시간이구만유. 지는 그럼 가보겠슈. 다음에 또 일지 기록하러 올테니 얌전히 기다려야 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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