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흔하디 흔한 대사 하나 얘기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육중하고도 무거운 철문이 믿을 수 없이 부드럽게 닫히는 순간 환하게 아이들을 비추어주던 빛들이 단숨에 삼켜진다. 처음에는 나름대로 훈련받은 성과를 발휘하듯이ㅡ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무리지어 앉았다. 그리고선 각자에게 주어졌던 아주 밤톨만한 식량을 움켜잡은 채 교관의 멱을 어떻게 딸지, 수근거리며 즐겁게 이야기하곤 했다.
이곳에서 살아나가는 것은 하나뿐이라는 말은 없었다. 그저 버티라는 말 뿐이었으니,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며칠이나 걸릴지 내기를 입에 올렸다. 와중 현명한 몇몇 아이는 숫자를 세기 시작하며 시간을 판단하고자 노력했고 소수의 아이들은 한숨을 내쉬며 그저 체력보충이나 하겠다고 구석에 자리잡아 앉아있곤 했다.
소년은 어떤 경우였느냐 하면ㅡ 불행스럽게도 그는 첫번째 부류였다. 물론 얼간이들처럼 무리를 지어 교관욕을 신명나게 하지는 않았으나 그 역시 분명 구석에서, 제 식량이 들어간 소박한 가죽주머니를 움켜잡은 채 교관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곤 했던 것이다.
이곳에서 나간다면, 그리고 버티라는 그 허접하기 짝이 없는 명령을 완수해내면 꼭 가서 멱살을 붙잡고 탈탈 털어야지, 그대로 엎어치기도 하고 람각 연습 상대도 되어달라고 고집도 부리면서 있는 힘껏 괴롭힐 생각에 골똘하던 아이들이 조용해진 것은 나흘이 지난 후였다.
눈치 빠르고 영악한 녀석들은 제 식량주머니에 든 조그마한 빵 부스러기가 그 어떤 보석보다 귀중한 가치를 지녔음을 깨닫고 손톱과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렸고 순박하고 상냥했던 아이들은 일찌감치 다른 아이들에게 빼앗겨 그 어떤 것도 먹지 못한 채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야금야금, 때로는 사납게 식량을 빼앗긴 아이들이 서넛, 일곱, 열둘, 스물에 달하기까지 단호하게 빛을 앗아갔던 철문은 열리지 않았다.
"열어! 빌어먹을, 열으라고!!"
쇠된 목소리로, 거친 호흡으로 굳건한 성처럼 서있는 문을 있는 힘껏 두드리던 아이들은 힘이 빠진 채 손톱이 다 빠진 손가락을 들어올렸고 아득바득 이를 악문채 피묻고 깨져 조각난 손가락으로 저주를 새겨넣은 아이들의 숨은 여느 날의 들꽃보다 더욱 허무하게 스러졌다.
그 아이들의 시체를 짓밟으며, 이제는 그 안에서 혹시라도 남은 식량이 있는지 찾아보려던 찰나 뒤에 있던 굶주린 아이가 달려든다. 높게 치켜올린 다리가, 한때에는 람각을 위하여 누구보다 힘차게 비상할 듯 올려졌던 다리가 겨우 반절까지밖에 올라가지 못한다. 그 다리로ㅡ 첫날에는 분명 소근거리며 다함께 교관에게 복수하자 말하였던 친구를 짓밟는다. 있는 힘껏 내질렀던 손가락이, 지건을 위해 뼈가 부러지도록 연습했던 손끝이 부족한 힘으로나마 생생하게 두근거리던 심장을 꿰뚫는다.
비명조차도 사치인 곳이었다. 굶주린 승냥이들은 느릿한 걸음으로 제 품속의 식량을 아주 조금씩, 떼어내며 짓씹었고 습격받은 아이는 부러진 이빨로 다른 녀석의 팔을 씹어먹는다. 그곳에서 흐르는 피에 일제히 바짝 마른 목을 축이려고 개처럼 달려드는 것도, 이제는 그렇게까지 이질적인 풍경이 아니었다.
함께, 다같이 나가자고 호소하던 녀석은 어느새 사방천지로 찢어져 이 창고 구석의 어딘가에서 나뒹굴고 있고 유독 이기적으로 굴었던 아이는 무리지어다니는 녀석에게 한꺼번에 물려 식량은커녕 사람의 형체조차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시체가 쌓이고, 그 안에서 들끓는 구더기와 파리들을 바라보며 한 아이는 헛웃음 지었다.
"쟤네는.. 배고프지 않.겠다..."
힘없는 목소리에 일순간 개떼가 되어버린 아이들의 눈에 연민이 일렁인다. 짐승과 금수보다 못해진 가여운 스스로와 친구, 가족보다 귀하게 여겼던 인연들을 스스로 잡아먹고 살아남은 자신들을 끔찍하게 혐오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이제 누구보다 스스로를 가장 증오하기 시작했다. 사랑하던 인연의 목에 이빨을 박아넣고 탐욕스럽게 찢어진 가죽 주머니를 낚아채고 그 안에 들은 손톱만한 빵 부스러기에 헐떡거리며 입 안으로 털어넣는 스스로를 가장 혐오하기 시작했다.
소년, 마찬가지로 금수가 되어버린 소년 또한 스스로의 생에 가치가 있는지 골똘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저 멀리 누군가의 숨이 꺼지기를 기다리는 것 뿐이니까. 아직 힘이 남아있는 녀석은 부러 숨이 끊어진 척 힘없이 연기하고 다가오는 녀석의 목덜미를 물어뜯었으니 또 감히 다가설수도 없는 곳이었다.
고독, 소년과 아이들은 그곳에서 자신의 고독과 싸웠다. 형편없는 가치로 전락하고 그저 허울좋은 것이 되어버린 제 존엄을, 생명의 숭고함 따위를 땅바닥에 내던진 채 귀신의 눈으로 이리저리 누군가 죽기를 기다릴 뿐인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단 둘만이 남았다고 생각되는 때, 소년은 오래도록 일어나지 않았던 몸을 일으켰다. 힘이 들어가지 않아 사방으로 덜덜 떨리는 다리, 말을 듣지 않는 손이었으나 하나남은 아이 역시 때가 되었음을 느끼듯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것이다.
살자. 살아남자.
입밖으로 내뱉은 문장은 아니었으나 같은 의지였다. 삐쩍 말라 생기를 모조리 빼앗긴 채 죽지는 말자. 무력하게 식량을 강탈당하고 짐승이 되어 굶주림에만 눈이 멀어버린 우리가 무엇을 위하여 모든 것을 버렸던가. 사랑, 친애, 우정, 존엄, 선, 다정, 오직 생존이라는 것 하나를 위하여 내던진 대가가 지독하게도 많았으니 우리는 죽지 못했다.
우리가 지금 짓밟고, 넘어서며 서로를 향해 다가서는 동안 흐리게 스쳐지나온 시체들처럼 죽지 말자. 그리고 손수 배운 살인기술로 죽어버린 친구처럼 죽지 말자. 친애하고 사랑하여 마음을 다하고 그리워할 풍경에 함께 있었던 그들처럼 죽지 말자. 녹음이 지나치게 찬란했던 그때로 돌아갈 것이다. 지나치게 눈이 부셨으나 도리어 그렇기에 아름다웠던 그때로 돌아갈 것이다.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순간임을 알면서도, 소년은 이를 악문 채 과거의 편린을 움켜쥐었다.
그리하여 소년, 손을 들어올린다.
아이의 손과 소년의 손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서로의 목을 향해 다가서는 순간, 아이는 왜 손을 떨구었을까. 아이는 왜 소년에게 순순히 죽어줬을까. 어쩌면 먹은 게 소년보다 없어 힘이 없었을지도 몰랐다. 미처 마지막 순간에 피워올리기도 전에 꺼져버린 불꽃일지도 몰랐다. 있는 힘껏 끌어모았던 절박함이 소년보다 모자랐을지도 몰랐다. 정말 어쩌면, 소년이 조금 더 절실하게 생을 갈구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어 드는 생각은ㅡ 어쩌면 그마저도 환상이면 어떻게 해야하지, 하는 염려와 혐오로 뒤덮인 마음이었다. 다가온 친구의 목을 물어뜯고 죽은 친구의 주머니를 뒤져서 살아남은 소년의 죄악감으로 만들어진 환상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살아남고 싶어 발악을 하고 있는 소년의 꿈일지도 몰랐다.
그리하여 저기 기다렸다는 듯 기적처럼 쏟아져내리는 빛은. 눈에 시리도록 아프게 박혀오는 이기적이기 짝이 없는 찬란한 흰 빛은.
동경과 사랑은 엄연히 다른 감정이다. 경호업체를 이끌고 있는 뉴게이트는, 사장을 불러오라 고집을 부리는 재벌의 이야기에 눈쌀을 찡그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린 사장의 낯짝이라도 보자고 고집을 부리는 줄 알고 찾아간 그 재벌은, 그동안 보아왔던 부자들을 한낱 개미보다 못한 것들로 판단하게 만들만큼 위세가 대단한 것이었다. 말을 타고 족히 일주일은 돌아도 모자를 것 같은 넓다란 후원과 곳곳에 심어져있는 수십쌍의 귀하디 귀한 화초들, 그것들이 잡초로 보일만큼 온갖 곳에 널려있는 보석들에 선글라스 너머로 금안을 바쁘게 움직인 뉴게이트는 이내 흥미를 잃어버리고선, 안내원의 등뒤만을 집요하게 바라보았다. 어차피 제것도 아닌 것에는 굳이 관심을 둘 이유도, 탐낼 이유도 없었다. 격이 다른 존재를 만난다면 질투조차도 잊어버린다고 하지 않는가? 뉴게이트는 압도적인 재력에 그저 무심하게 이 정도면 사장 얼굴을 보자고 고집을 부릴 만하겠다, 여겼을 뿐이었다. 끝도 없이 높을 것 같았던 본건물은 의외로 낮고, 아담하다고 느껴질만큼 고아한 저택이었다. 진한 분홍빛과 고동색의 나무로 잘 쌓아올려진 그 낮은 저택의 문이 열리고 비로소 그 귀하신 재벌의 얼굴을 본 순간, 뉴게이트는 이미 거절하는 방향으로 어느정도 마음을 굳힌 상황이었다. 압도적으로 높은 자들의 경호는 그저 귀찮은 일과 엮이는 1등급 특행 티켓이었으니까. 그리하여 단호하게 굳힌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재벌의 첫마디는, 몹시도 뜻밖이었다. "내 아들을, 경호해다오." 명령형이 아니었다. 뜻밖의 말투에 놀라 눈썹을 쑥 밀어올리고 있는 사이, 비단천이 바닥에 부드럽게 쓸리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바라본 그곳에는 그가 있었다. 병색이 완연하게 드러나다 못해 시체가 저보다 혈색이 좋으리라고 단호하게 일갈할 수 있을 정도로 창백한 안색, 오랜 지병이 있음을 드러내듯 붉은 반점처럼 피가 번진 손수건을 쥐고 있는 얇고 가는 손가락, 그 어디에 눈을 두어도 분명 저것은 살아있는 송장이나 다름 없는 꼴이었다. 그러나 이어 무례한 시선을 들어 그의 눈동자를 마주하면, 뉴게이트는 감탄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물어야 하는 것이다. 감히 시체 같다는 표현을 썼다고 생각이 들만큼 형형하게 빛나는 저 눈동자를 보라. 누가 주인될 자격이 있는지 여실하게 드러내며 생생하게 삶을 향해 반짝이는 눈동자를 보아라. 뉴게이트는 순간적으로 들었던 무례한 생각에 급하게 고개를 돌려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나마, 그의 경호 임무를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붉은듯 보라색을 품고 있는 눈에는 가을의 생을 다하는 단풍처럼 사람을 감탄시키는 무언가가 어른거렸다. 의지, 어쩌면 생보다 더 위대하고 후대로부터 이어지며 과거로부터 받아들고 내려져올듯한 아주 숭고한 의지가 아직 빛을 발할 때가 아니라는 듯 깊은 동굴 속에서 희미한 빛무리를 머금고 있었다. 저 의지를 지켜내보이고 싶다. 곁에서 함께 그가 보는 풍경을 보고싶다. 그러한 욕심 때문에, 뉴게이트는 그의 근처를 맴돌며 경호라는 명목하에 그의 생애를 훔쳐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사장이 직접 움직이는 것은 위신이 떨어진다며 아우성을 치던 부하 직원들의 입은 재벌이 달마다 건네주는 푸짐한 돈 덕분인지 입을 싹 닫아버리고선 언제 그랬냐는 듯 출근 때마다 얼른 가서 그를 모시지 않고 뭐하냐며 이른 시간부터 깨울 정도로 성화를 부렸다. 덕분에 월급이 배로 늘어나고 회식도 잦아진 것은 좋았지만ㅡ 뉴게이트는 슬쩍 금안을 굴려 멍한 표정으로 복잡한 수식들을 손쉽게 풀어내는 커피의 펜끝을 괜스레 노려보았다. 저걸 대체 어떻게 푸냐며 기겁할 정도로 복잡한 수식들은 그의 만년필 금빛 닙에 간단한 숫자들의 나열이 되었고 알 수 없었던 도형들과 선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그가 이름붙이는 단어에 의해 정의된다. 별볼일 없이 보이던 잡초와 꽃잎들이 잘게 갈려 그의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손끝에 닿으면 어느새 찰과상과 타박상을 치료하는 연고가 되는 것도 순식간이었으니 이쯤 되어서야 뉴게이트는 자신이 품고 있는 어렴풋한 감정을 동경이라 부르는 것을 알았다. "좋은 아침이네, 뉴게이트." 경호 대상이 직접 경호원을 데리고 오는 경우는 뭐라고 봐야하나. 다소 복잡해진 마음으로 올랐던 차는 어느새 그가 픽업당하는 게 익숙해질만큼 오래되었고, 어색하다 여겼던 교복도 어느새 늘상 입던 유니폼처럼 갈아입고 나서는 것이 익숙해졌다. 학생, 이라는 칭호가 사장, 이라는 칭호보다 더 익숙하게 불리기 시작할 때쯤 뉴게이트는 제 마음속에서 고개를 치켜들고선 눈치를 보고 있는 또다른 마음을 발견했다. 불경하기 짝이 없는 마음이었다.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나 교실보다 먼저 들어가는 게 익숙할 지경인 보건실. 대신하여 매고 있던 가방에서 능숙하게 커피가 평소 복용해야하는 약들을 주르륵 책상 앞에 두고 자리에 앉는 그를 바라본 눈동자가 둥글게 휘어진다. 마치 기르는 대형견이 기특한 짓을 했다는 듯 흐뭇하게 웃으며 말이다. 칭찬이라도 받는 듯한 기분에 미묘해진 표정을 숨기지 못할 때쯤 커피가 낮게 후후, 웃음소리를 내며 약들 사이 초라하게 놓인 문제집과 논문들을 펼치면 그때서야 그들의 하루가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병에 몇십만원이나 하는 의미없어보이는 흑빛 잉크가 사각거리며 부드럽게 질좋은 종이의 표면을 스친다. 연필소리보다 더욱 고아하면서도 샤프한 소리에 천천히 눈꺼풀을 감고 나면, 저 멀리 학생들이 뛰어놀며 꺄르륵, 웃음소리가 들리고 그 소리를 덮으며 바람이 커튼을 스친다. 눈을 감아야만 더욱 선명히 보이는 여느날의 풍경을 감상하고 있자면 비로소 미디어에서 떠들어대던 다시 없을 청춘의 시기라는 게 이해가 되곤했다.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이따금, 쉬는시간마다 그의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시간만 참아낸다면, 커피의 곁에 있는 남은 시간은 거의 모조리 그의 독차지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독차지한 커피의 곁은, 그의 생각보다 더욱 평온했다. 커피 본인이 몸상태에 대해서 잘 알고있다고 자부하듯 그는 거친 움직임을 하지 않았고 덕분에 가끔씩 오는 비상상황만 제외한다면 그는 책상 앞에 앉아 꼼짝않고 몇시간 동안이나 문제들을 풀어내곤 했으니 말이다. 이따금, 뉴게이트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몸을 뒤틀 때면 커피는 예의 그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제 몸통만한 그의 팔뚝을 붙잡고 넙죽 문제라도 풀어볼래, 제안을 하곤 했다. 진작에 관심 떼어냈었던 그 복잡한 술식들과 입아프고 긴 학술용어 가득한 논문을 받아들었던 것은 결국 그가 무엇을 이루어낼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커피가 어느날 환하게 웃는 낯으로 자신이 이루어낸 무언가를 자랑한다면 최소한 알아들을 수는 있어야 하니까. 그래야 같이 기뻐할테니까. 그가 이루어낸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알 수 있어야 하기에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놓았던 연필을 들어올리고 이미 손떼가 많이 묻어 더욱 손쉽게 올릴 수 없는 흑연을 그었다. 이따금 모르는 것이 보이면 사전과 인터넷을 뒤져 포스트잇에 정리해둔다. 그리하여 붙은 형형색색의 포스트잇에 커피가 낮게 키득거리는 것조차도, 그에게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이었다. 정말 모르겠다 싶을 때에는 커피에게 넌지시 모르겠다 언질을 주곤 그의 곱고 청량한 목소리에 담기는 어려운 영어들을 그의 식대로 투박하게 써놓곤 했다. "뉴게이트, 네 정리는 정말 좋아. 훌륭한 방식이야.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쉬운 정리. 그게 정말 이해했다는 증거거든." 네 배움이 느리더라도 이렇게 하나하나 깊이감 있게, 밀도를 가득 쌓아올리는 방식이니 시간만 착실하게 잘 흐른다면, 그 시간동안 쉬지 않고 배움을 갈구한다면 널 따라올 사람은 그 누구도 없겠지. 그 말에 뉴게이트는 그의 곁에 설 자격이 몹시도 높은 것임을 알아차렸다. 겨우 그의 뜻을 이해하고 그의 위업을 이해할 정도여서는 안되었다. 그의 곁에 서야 했다. 그것이 그가 마땅히 취해야할 자리일테니, 그때부터 뉴게이트는 어색하게나마 안경을 맞추었고 흐릿했던 글자들을 읽어내며 커피의 뒤를 부지런히 쫓았다. 다만 조급해하지는 않았다. 커피, 그가 칭찬한 방식은 결단코 초조해하면서 따라갔던 길이 아니니까. 그가 칭찬했던 자신의 길 위에 선 채 뉴게이트는 비로소 출발선에 선 기분이 들었다. 커피가 처음 내밀어주었던 논문의 절반, 그리고 3분의 2를 다 이해해낼 때쯤 뉴게이트는 라이벌을 만날 수 있었다. "커피야, 저번에 봤던 논문, SCOPUS에 등록되었다고 하더라고. 예측한거야? 대단한데." 순수하게 경탄을 내뱉는 사람. 젊고 다정하며 파릇한 성격 덕분인지 이 학교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보건 선생이었다. 어쩌면 커피와 두번째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 알 수 없는 용어들을 내뱉으며 커피와 토론, 논의를 하는 그 모습을 지그시 멀리서 바라보며 뉴게이트는 그 눈동자에 담긴 감정이 단순한 동경이 아님을 알아차렸다. 저것은 동경이 아니었다. 환하게 빛나는 절대적인 빛과 의지 앞에서 그것을 순수하게 감탄하며 우러러 보는 것이 마땅한 시선이 아니었다. 저것은ㅡ 보건 선생의 눈동자에 어른거리는 저 감정은, 뉴게이트, 그가 스스로 품은 감정과 너무나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그의 곁에 서고 싶다 생각하는 눈빛이었다. 치열하게 그가 보는 시선을 같이 보고 싶다 욕망하는 미소였다. 그의 꿈에 나란히 제 색깔을 묻히고 싶어하는 눈동자였다. 저것의 이름은 결단코 동경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면 사랑, 그리 부를 수 있을 터였다. 그리하여 뉴게이트, 비로소 제가 품은 감정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뒤늦게 화악 뜨거워지는 볼을 성급하게 큰 손으로 가리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커피가 의아한 낯으로 시선을 옮겨 그를 바라보아도 처음으로 먼저 외면을 택해 창가로 시선을 고정한채로 말이다. 보건 교사의 시선마저도 스치고 나서야 비로소 뉴게이트는 자신이 그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곱씹어볼 수 있었다. 사랑이라는 말의 의미. 여태껏 그는 누군가를 사랑해본 적이 드물었다. 따지자면 부하직원들과 제 식구들처럼 정겨운 녀석들이 있기는 했지만 엄연히 그건 본인이 억지로 주장하는 관계였으니 해당하지 않는다고 논외로 친다면, 연애적인 감정의 사랑이라는 것은 단언코 해본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아니, 철저하게 자신이 누군가의 생애를 함께하고 싶다고 욕망해본 적이 처음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린 것까지는 좋으나 표현을 어떻게 해야할지, 두번째 난관에 도착한 뉴게이트의 얼굴이 단번에 일그러진다. 보건 교사의 손이 은근슬쩍 커피의 어깨 위로 올라가려는 찰나였다. 탁. 손바닥과 손등이 부딪히는 소리. 날카로운 파열음이 울리는 순간 매미소리마저도 숨죽인 채 일제히 싸늘한 침묵을 가져다주었다. 보건교사의 눈이 당황으로 물들어졌다가 순식간에 분노, 그 다음에는 멸시에 지저에 깔린 감정이 어른거린다. 그렇지, 여태껏 뉴게이트는 보건교사가 눈에 띄게 추근덕거리며 과하게 말을 붙이는 모든 행동을 모른 척 외면했으니 이제와서 갑작스럽게 다가온다는 것이 꽤 당황스럽고, 놀라울 터였다. 물론 그 모든 것들은 커피의 경호원, 이라는 이름 하에 묵인될 수 있었지만. 뉴게이트의 입술이 비죽 벌어지며 단호하게 앞세워 스스로 거머쥔 명분을 들어올렸다. "손대지 마십시오." 뛰어난 의학지식을 갖추신 분께 구태여 커피의 몸상태까지 거론해야하는 건 아니겠지? 누가봐도 비아냥거리는 음성에 커피는 제법 놀란 기색을 띄우고 충혈된 눈동자를 부드럽게 움직여 보건교사와 뉴게이트 사이의 신경전을 어리둥절하게 바라보았다. 이런 쪽으로는 영, 눈치가 없는 것처럼 구는 커피로써는 가장 적절한 태도였다. "너무 애쓴다, 뉴게이트 학생. 커피는 그렇게까지는 연약하지 않은데,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야?" "너무 애쓰는 것처럼 보이든 말든, 나는 그의 안전을 온전하게 책임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니 내가 예의 있게 굴 때 알아서 선은 지키시는 게 어떻습니까? 다시금 내뱉어진 뉴게이트의 말에 보건교사의 눈이 미약하게, 불꽃으로 타닥거린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이 편의를 봐주고 있는데 시건방진 태도가 아니냐며 신경질적으로 내뱉어지는 문장, 뉴게이트의 태연한 태도와 함께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어디 한번 계속 지껄여보라는 듯한 표정에 보건교사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점점 선을 넘어갈 때쯤, 커피의 손끝이 토독, 부드럽게 책상을 두드려 대화를 끊어버린다. 사람의 목소리에 비한다면 언뜻 바람처럼 스치는 소리라고 착각할 정도로 고요한 소리였으나 온 신경을 그에게 쏟고 있었던 사람들이기 때문일까. 서서히 높아져가던 언성이 뚝 끊긴다. "음. 갑자기 왜 싸우는지 모르겠는데... 뉴게이트는 그저 날 지키려고 할 뿐이었으니까.. 선생님께서 화내실 일이 아니지 않을까요." 커피의 말에 단번에 두개의 표정이 뒤바뀐다. 못마땅한 것처럼 찡그려졌던 뉴게이트의 미간이 부드럽게 펴지며 온화한 미소를 지었고 보건교사는 그가 버린 못마땅함을 고스란히 받아낸 듯 일그러진다. 하지만 내가 편의를 거의 다 봐주고 있지 않니. 변명처럼 내뱉어진 문장에 커피는 진심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슥 들어올린다. "대신 그만큼 돈을 받으시잖아요?" 따로 제 전용 보건실을 제작하려고 할 때에는 괜찮다며 손사래를 치시고 돈까지 낼름 받아가놓고선, 이제와서 내 영역이니 내 마음대로 하겠다니. 그럼 받으신 돈들은 다 정당한 대가가 아니라 뇌물이 되는건데ㅡ 커피의 눈동자가 스산하게 빛을 발한다. 괜찮으시겠어요? 곱고 유려한 목소리로 흘러나온 다정한 협박에 보건교사의 입이 딱 다물린다. 당연히 아니라며 과장된 몸짓으로 커피의 뜻에 반할 의사가 없음을 표시한 보건교사는 쪽팔림이 몰려왔는지 다급하게 그럼 자신은 바쁜 일이 있으니 교무실에 가보겠다며 보건실에서 후다닥 도망치듯 사라졌고 덕분에 다시 찾아온 적막에 이번에 눈치를 보는 것은 뉴게이트였다. 행여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았을까 금안을 소란스럽게 굴리던 그는 커피가 재촉하듯 내미는 문제집에 겨우 정신을 붙들고 읽히지 않는 문장을 몇십번이고 반복해 읽기 시작했다. 똑같은 문장을 몇백번이나 의미없이 읽어내며ㅡ 뉴게이트는 자신이 품은 그 불같은 감정이 무엇인지 슬그머니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질투, 아마도 그것을 그렇게 부를 수 있을 터였다. 부하직원들이 이따금 제 곁에 오겠다며 고집을 부리고 서로 아웅다웅 싸웠던 그때처럼. 자신 역시 그의 곁에 서겠다며 추하게 다투었다는 것을 깨닫고 슬그머니 다시 얼굴 쪽으로 피가 몰리는 듯한 기분이었다. 윽, 그런 모습을 바라봤을 때 기분이 어땠더라. 쑥스러우면서도 동시에 흐뭇했던 것 같은데. 하지만 그건ㅡ 추한 감정이라고 평해도 할말이 없으리라. 그건 마치 소유욕과 비슷하지 않은가. 그의 눈동자에 자신만 담기고 싶고, 그의 곁에 서있는 모든 존재들을 불순물처럼 여기게 된다면, 그리하여 자신만이 그 곁에 오롯이 설 수 있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오만하기 짝이 없는 감정이지 않은가. 자신처럼 그의 뜻을 응원하는 의미라고 하여도 싫었다. 이제는 동경으로 뒤덮인 시선이라고 할지라도 저 시선이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뉴게이트는 한층 더욱 초조해진 마음으로 자신의 추한 감정을 사정없이 구겨넣기 바빴다. 거만하고, 멍청한 녀석. 대체 어떤 경호원이 경호대상에게 애정을 품는단 말인가. 이래서야 믿고 맡겨준 재벌에게도 몹시 부끄러운 일이었으며 대상자인 커피에게는 불쾌하고도 불편하기 짝이 없는 추잡한 감정이 될 터였다. 자신이 이토록 바닥을 보이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채, 한때 재벌의 위신조차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그의 고고한 마음이 거세게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경호대상을 사랑하지 말 것, 자신이 굵은 잉크로 선명하게 그려넣었던 그 좌우명을 스스로가 어기게 될 셈이냐며 몇번이고 숨죽여 커피에게 시선조차도 주지 않고자 기를 썼다. 화끈하게 달아오른 뺨이 다시 진정이 될 때까지 몇번이고 뉴게이트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정리하고자 노력했다가 다시 고개를 치켜드는 감정에 이 정도쯤은 괜찮지 않을까, 망상을 이어나갔다가 급하게 다시 고개를 숙이며 힘주어 문제지의 글자를 누르는 등 한참이나 끙끙거려야했다. 하필이면 공부하고 있는 부분 또한 사랑의 묘약이 진짜인지 아닌지에 대한 학술 토론이었으니 더더욱 집중이 안될 수밖에. [그렇게 해서 얻어진 감정은 과연 진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저명한 박사가 서술한 그 문장 하나에 다시금 무너지는 뉴게이트다. 술이든, 알코올이나 화학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감정적인 것도 진짜 감정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박사의 물음에 뉴게이트는 입술을 악문채 괜히 얼굴도 모르는 박사를 향해 원망을 쏟아내야했다. 그럼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자신을 바라봐준다면, 그것으로도 만족하는 사람의 감정 또한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일순간이나마 괜찮으니, 찰나처럼 스치는 순간이어도 괜찮으니 그의 눈동자에 자신과 같은 감정이 띄워진다면 그저 그것으로도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텐데. 뉴게이트의 심란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풍경은 언뜻 주황빛 노을을 띄며 하루의 끝을 고하고 있었다. 썩 좋지 않은 몸상태와 탄탄한 뒷배에 의해 조례와 종례에만 참여하는 커피, 그리고 그를 위해 한숨을 속으로 꿀꺽 삼키며 순순히 교실로 돌아가는 둘이었다. 종례에 참석한 것을 흘끔 바라본 시선으로 끝낸 교사가 으레 그렇듯 어디 놀러가서 다쳐오지 말라는 다정한 경고와 함께 종례를 마친다. 드물게 야자가 없는 날에 눈을 빛낸 것도 잠시, 뉴게이트의 시선이 커피에게로 미끄러지듯 옮겨진다. 어차피 그의 다음을 선택하는 것은 그의 발끝이었기 때문. "오랜만에 집에 일찍 들어가볼까? 이번엔 차 한잔도 대접해줄겸, 같이 가도록 하지." 집에 일찍 들어간다는 말에 눈에 띄게 실망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던 뉴게이트의 얼굴 위로 묘하게 강아지의 귀가 솟은 듯했다. 꼬리라도 있었다면 분명 붕붕 기분 좋게 휘둘러졌으리라. 대형견 같다는 생각을 하며, 커피는 기분좋은 웃음소리를 자아냈다. 데리러 오기로 한 차가 매끄럽게 운동장을 지나 대기하고 있던 커피의 앞에 멈추는 순간, 뉴게이트는 익숙하게 차 문을 열어 우선 커피부터 탑승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렸다. 익숙하게 차에 탑승하고선 곁에 앉는 그를 바라보는 커피다. 그리하여 차가 저택 앞에 멈추고 기다렸다는 듯 커피의 차문이 열리는 순간 우습게도 저 역할이 자신의 것이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예 중증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리라. 뉴게이트의 찡그린 미간을 어떻게 해석했는지는 몰라도 벌벌 떨며 차문을 열어주는 사용인들의 행보에도 그의 표정은 좀처럼 펴질 줄을 몰랐다. 그의 표정이 풀린 것은, 어느새 뒤바뀐 배경과 순식간에 제 앞에 들이밀어진 붉은 홍차에 퍼뜩 제정신을 차렸을 때였다. 오늘따라 집중을 못하네, 책망하는 듯 부드럽게 혼내는 듯한 커피의 음성에 혼이 난 어린아이가 되어 고개를 슬그머니 외로 돌린 뉴게이트였다. 붉어진 볼을 행여 그가 눈치챘을까 눈동자 한가득 일렁거리다 넘칠 듯했던 감정을 알아차렸을까 조바심을 내는 듯한 뉴게이트의 모든 행동을 생생하게 빛나던 자주빛에 담아내던 그는 곱게 그것을 휘어접으며, 익숙하게 외면을 택했다. 받아들일 수 없는 감정이라고 선을 긋지 않는다. 동경과 사랑 그 어드메에 걸친 감정임을 알아서, 스스로 그런 감정을 품고선 자신을 탐하는 시선에 스스로 놀라 화들짝 자제하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갸륵하여, 커피는 이번에도 역시 모른 척해볼 심산이었다. 순수하게 빛나던 그 동경을 택할지, 결국은 자신을 친애하여 사랑을 택할지. 그렇다면 보였던 그 묘한 감정은 어디로 발전되어갈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볼 작정이었다. 제 곁을 탐내다 못해 그 주변의 공허까지도 바라는 듯했던 눈동자가 어디로 향할지 의문마저도 그의 학구열을 자극했기에. 커피는 감히 제 주변의 모든 것들을 불순물 취급하듯 탐하고 욕망하는 그의 금안을 무심하게 넘겼다.
지는 그 순간을 아마 저승의 문턱에 발끝 들였다가 놓친 순간이라고 평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구만유. 아, 그 존재를 알아차렸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유. 뼈끝부터 시리고 보는 순간부터 도무지 눈을 뗄수가 없을 정도로 막역한 그 존재감을 어떻게 모르겠다고 할수가 있겠어유? 눈앞에 빙하가 떡하니 달려드는 기분이었응께 결코 잊을수가 없지요. 생각해보세유, 저기 저 산만한 빙하가, 고개를 돌리니 냅다 나를 향해 돌진하고 있는 듯한 그 아득함을 말입니더.
다만 너무 늦게 알아차린 거지유. 마음만 먹는다면 기척을 지우는 건 일도 아니니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ㅡ역시 가차없다는 생각을 드는 건 어쩔수가 없지유. 그 사람이 품었을 모순과 몇 십년 동안이나 고뇌했을 그 고민들도 죄다 이해가 갑니다만은 역시 가차없다는 생각은 영 사라지지 않더구만유.
...이해는 됩니다. 이해가 되지요. 지금도 역시 이해가 됩니더. 똑같은 고뇌를 품고 있는 게 해군이 아니겠습니까. 지는 더이상 해군이라고 볼수는 없겠지만ㅡ(겸연쩍은 웃음소리) 그래도 그 모순만큼은 역시 깊이 공감이 됩니더. 아, 공격을 당했을 때를 말씀드릐자면 정말이지 역시 찰나였습니더. 얼마나 빠른지 글자 그대로 눈 한번 깜빡하는 순간 저승의 문 앞에 서있었으니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었습니더.
그, 초인들은 동체시력이 굉장히 좋아서 세상을 느리게 볼 수도 있다던데 전 아직 그 정도까지 초인은 되지 못하나 봅니더. 역시, 좀 더 노력하는 게 좋겠습니더. 아팠냐구요? 아니, 그런 거 느낄 사이도 없었습니더. 정말이지 눈한번 깜빡일 찰나였으니 말입니더. 그렇게 생각해보믄...
상냥한 방식의 공격이라고 생각합니더. 고통스럽지도 않고 정말 찰나에 가까워서 오히려 어리둥절한 죽음이니 적들에게는 굉장히 자비로운 죽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더. 그게 그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상냥함이 아닐까 생각합니더. 언젠가는, 정말 그럴일이 없겠지만서도 언젠가는 그 분이 다시 우리를 위하여준다면, 우리 쪽에 서 입장을 변화해준다면... 정말 좋을거라고 생각합니더.
...이해가 되니까유....이해가 됩니더.
그 이해가 되도록이면 이쪽을 정답으로 삼을 수 있게, 조금 더 노력해볼 생각입니더.그게 우리가 해군에 들어온 이유이자 정의를 수호하는 방법 아니겠습니까.
지는 그의 이해를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해볼 심산입니더.앗, 수련시간이구만유. 지는 그럼 가보겠슈. 다음에 또 일지 기록하러 올테니 얌전히 기다려야 해유!